KIA 타이거즈 우완 이민우(26)가 2020 선발진 경쟁에 뛰어들었다.

이민우는 지난 26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의 경기에 선발등판해 5이닝 동안 8개의 탈삼진을 곁들여 3피안타 2볼넷 무실점으로 호투하고 팀의 3-1 승리를 이끌었다. 불펜투수들이 1실점으로 차단해 시즌 2승째를 안았다.  742일 만에 자신의 두 번째 선발승이었다.

이민우는 91개의 볼을 던졌다. 비교적 많은 투구수였다. 그러나 최고 147km짜리 직구와 변화구를 섞어가며 삼진쇼를 벌였다. 특히 포크(스플리터)를 11개를 던졌다. 초반 중요 승부처에서 구사하며 삼진을 뺏어냈다. 슬라이더와 커브를 던졌지만 이날을 포크를 적극적으로 구사했다.

초반 포크이 제대로 들어가면서 상대 타자들의 노림수를 흔들어 놓은 것이 호투로 이어졌다. 이민우는 예리한 슬라이더를 갖췄으나 다른 변화구가 다소 밋밋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슬라이더가 제대로 들어가지 않으면 난타를 당하기도 했다. 그러나 포크를 장착하면서 새로운 희망을 찾은 경기였다.

이민우는 잠재력을 갖췄지만 제자리 걸음을 했다. 2018시즌 선발투수로 개막을 맞았으나 부진한 투구로 2경기 만에 보직을 잃었다. 이후는 2군을 오가며 불펜의 추격조와 롱릴리프 임무를 수행했다. 올해도 필승조 후보였으나 자리를 잡지 못했다. 마운드에서 자신감을 갖고 상대를 제압하기 보다는 끌려가는 투구를 했다.

박흥식 감독대행도 "기본적으로 좋은 볼을 가진 투수이다. 빨리 주축 투수로 자리를 잡아야 하는데 아쉬운 점이 있었다. 마운드에서 자신감 있게 던지지 못하고 있다"며 아쉬워했다. 그러나 이날 선발등판에서 가능성을 보이자 "아주 잘 던졌다"면서 박수를 보냈다.

KIA는 에이스 양현종의 뒤를 받치는 든든한 토종 선발이 절실하다. 내년 선발 후보로는 임기영, 박진태, 박준표 등 사이드암 투수들이 주로 거론되고 있다.  그래서 우완 정통파 이민우의 이번 호투가 반가울 수 밖에 없다. 이민우가 2020 선발투수를 향해 멋진 피날레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