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겨울 프리에이전트(FA) 시장에 매서운 한파가 몰아치고 있다. KBO 구단의 저비용 고효율 정책의 영향이라는 분석이다. 10개 구단 모두 허리띠를 졸라매는 트렌드 속에서 두산발(發) 특급 FA 선수들이 쏟아지는 2020년에도 이런 기조가 이어질지 관건이다.

올해 FA 시장에 불고 있는 찬바람은 ‘역대급 한파’라고 불러도 무방하다. ‘대박’의 꿈을 품고 시장에 나온 선수들은 현재 원소속팀과 협상에서도 좀처럼 접점을 찾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협상은 올해를 넘어 2020년까지 이어질 가능성도 높다. FA로부터 시선을 거둔 10개 구단은 2차 드래프트, 트레이드, 방출자 영입 등으로 전력 보강을 꾀하고 있다. 경쟁이 붙지 않는 상황 속에서 FA 선수들의 시장 가치는 시간이 흐를수록 떨어질 수밖에 없다.

최근 몇 년 동안 FA 선수들에게 차가운 시선을 보내고 있지만 어쩌면 10개 구단의 시선은 2020시즌 종료 후를 바라보고 있을 수 있다. 2020시즌 종료 후 특급 FA 선수들이 대거 쏟아져나오기 때문이다. 특히 두산 출신 FA 선수들이 시장에 나와 두산을 포함한 9개 구단의 지대한 관심을 받을 전망이다. 2020시즌 FA 자격(등록일수 충족)을 얻는다는 가정하에 시장에 나오는 두산 소속 선수들은 총 9명(허경민, 정수빈, 최주환, 오재일, 김재호, 이용찬, 유희관, 권혁, 이현승)에 달한다. 두산 왕조를 구축하는데 일조한 투타 핵심 선수 대부분이 나온다. 아직 1년이 남았지만 이들의 원소속팀 두산은 벌써부터 머리가 아플 수밖에 없다.

두산 입장에서는 2020년에도 올해처럼 시장에 한파가 불어 대부분의 ‘집토끼’를 눌러 앉히는 시나리오를 그리고 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포지션 곳곳에서 최고의 기량을 뽐낸 특급 선수들에게 눈길이 가지 않을 구단은 없다. 올해 대부분 구단이 FA 시장에서 철수하며 지갑을 닫은만큼 2020시즌 종료 후 아껴뒀던 실탄을 꺼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만약 이 선수들이 2020시즌에도 최고의 활약을 펼친다면 가치는 더욱 폭등할 것이고, 타 구단 가세로 경쟁까지 붙으면 두산이 이들을 붙잡는다고 장담할 수 없다. KBO리그를 뒤흔들 연쇄 이동이 벌어질 수도 있다. 내년 겨울에도 ‘오버 페이’를 철저하게 경계하는 구단과 시장에 대거 나오는 특급 선수들 간 줄다리기가 펼쳐질지 벌써부터 관심을 모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