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프 연장이냐 조귀 귀국이냐, 확률은 50대50이다.

키움의 귀국 항공편이 벌써 두 번째 취소됐다. 1월 말 출발 당시 왕복 티켓을 끊고 대만 가오슝에 입성했으나, 그 사이 한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해 대만 정부가 한국인 입국을 사실상 금지 시켰다. 한국발 대만행 비행기가 뜨질 않으면서 반대급부로 대만발 한국행 비행기도 줄줄이 취소됐다. 돌아가는 비행기가 사라진 키움은 대만 항공사의 협조를 받아 우회로를 마련했지만, 그마저도 불발되면서 현지에 발이 묶인 상태다.

전례 없는 특수한 상황이라 구단도 여러 가지 가능성을 타진해왔다. 귀국하는 항공편을 마련하기가 어렵다 보니 내부 논의 과정에서 아예 제3국으로 나가는 안도 등장했다. 국내 구단 중에서도 가장 초창기부터 미국에서 캠프지를 차렸던 키움은 지난해까지도 애리조나에서 전지훈련을 진행했다. 여의치 않을 경우 캠프 연장이 유력한 삼성이 머무는 일본 오키나와로 들어갈 수도 있었다. 그러나 키움 김치현 단장은 “가능성이 매우 낮은 일”이라고 잘라 말했다. 1년여 전부터 캠프지를 선정하는 일정상 인제 와서 장소를 섭외하기도 어려운 데다가, 일본의 경우에는 시민사회 감염에 대한 우려가 이미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현실적인 선택지는 두 가지다. 먼저 전세기를 띄워 오는 10일 귀국하는 방안이다. 현재 키움 가오슝 1군 캠프 선수단은 50명 정도로, 이 인원만으로 비행기를 채우기엔 부족하다. 이를 위해 키움 타이난 2군 캠프 선수단이 귀국 일정을 이틀 미룰 예정이다. 항공편 수급 상황이 워낙 불안정하다 보니 오늘 16일 돌아올 예정이었던 두산 2군도 여기에 합류할 뜻을 내비쳤다. 현재 한국 항공사와 가오슝시를 비롯해 이해당사자들이 이견을 조율 중이다.

3일 KBO 실행위원회 결과에 따라서 잔류를 택할 수도 있다. 정규리그 개막이 미뤄진다면 코로나19 확산세가 한풀 꺾인 대만에서 캠프를 연장할 가능성이 커진다. 숙소 마련에는 큰 문제가 없고, 2차 캠프 홈 구장인 등청후야구장은 사용이 어렵지만 1차 캠프에서 썼던 국경칭푸야구장은 쓸 수 있는 상태다. 문제는 평가전 상대를 찾는 것인데, 키움이 더 머물 경우 대만프로야구(CPBL) 측에서 시범경기 공식 일정까지 조정하겠다고 적극 나선 상태다. 다만 서울·경기권 팀들 사이에서 나오는 ‘당일치기 평가전’이 성사될 경우 실전을 위해 굳이 대만에 머물 필요는 없다. 결국 10개 구단 단장이 어떻게 중지를 모으느냐에 따라 키움의 3월 향방도 달라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