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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운’으로 버텼으나…류중일 머릿속에 이우찬은 지워졌다
출처:MK스포츠|2020-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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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7일.’ 이우찬(28·LG)이 선발투수로서 기회를 얻기까지 걸린 시간이다. 힘겹게 잡았으나 너무 쉽게 놓쳤다.

이우찬은 시즌 개막 후 쌍둥이 군단의 비밀병기로 꼽혔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개막이 늦어진 데다 팀당 144경기 체제를 고수한 시즌이다. ‘경쟁력 있는’ 선발투수가 많아야 높이 올라갈 수 있다고 강조했던 류중일 LG 감독이다.

예비 선발투수 후보 1순위로 꼽혔으나 이우찬은 LG의 시즌 113번째 경기에 ‘기회’를 받았다. 7월 13일 잠실 NC전의 선발투수로 예고됐으나 비 때문에 경기가 열리지 않았다.




운이 없던 건 아니다. 2군(퓨처스리그) 성적은 괜찮았지만, 1군(KBO리그) 호출을 받으면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 세 번의 KBO리그 구원 등판에서 평균자책점 36.00과 이닝당 출루허용률 7.00을 기록했다.

선발투수는 구원투수와 다를 수 있다. 이우찬은 지난해 KBO리그 13경기에 선발 등판해 5승을 수확했다. 올해도 퓨처스리그에서 선발투수로 더 많이 뛰었다.

20일 KBO리그 잠실 두산전에서 LG의 선발투수는 이우찬. 2019년 9월 29일 잠실 두산전 이후 357일 만에 선발 등판이었다.

류 감독은 “눈을 딱 감고 보겠다”라고 밝혔다. 선수가 부담 없이 편하게 투구하라는 ‘응원’의 말이다. 하지만 몇 시간 뒤 류 감독의 머릿속에 이우찬의 이름은 지워졌을지 모른다.

반전은 없었다. 경기 초반부터 스트라이크보다 볼이 많은 이우찬이었다. 매 이닝 주자를 내보내며 야수를 지치게 했다. 3⅔이닝 6피안타 1피홈런 3볼넷 2사구 2실점.

3회말에 김재환에게 2점 홈런을 허용했다. 타자가 워낙 잘 쳤다. 그렇지만 위기관리 능력이 뛰어난 게 아니라 ‘천운’이 따른 투구였다. 4연패를 지나치게 의식한 듯 두산 타자는 성급하게 덤볐다. 4회말 무사 1, 2루에서 페르난데스를 병살타로 처리한 것도 행운이 따랐다.

20명의 타자를 상대해 절반 이상을 출루시켰다. 냉정히 말해 선발투수로서 경쟁력이 없다. 역전패로 화살이 벤치의 불펜 운용에 향했으나 이우찬이 호평받을 요소가 전혀 없다.

4위로 미끄러진 LG는 31경기가 남았다. 갈 길이 멀다. 그렇지만 이우찬에게 다시 기회가 주어질 것 같지는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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