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쇠공’ 2년 휘둘렀더니, 살이 20㎏ 빠졌어요
출처:조선일보|2021-0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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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변에서 흔하게 접하는 단순한 운동 기구나 놀이가 치열하게 승부를 펼치는 스포츠가 되기도 한다. “어, 이런 스포츠도 있었네?”라며 무릎을 ‘탁’ 칠 만한 생활 스포츠를 소개한다.

케틀벨은 쇠로 만든 공에 손잡이가 달린 운동 기구다. 동네 헬스장에 가면 흔히 볼 수 있고, 개인 트레이닝(PT)을 할 때 많이 이용한다. 그런데 운동 기구를 넘어서 케틀벨만을 이용한 스포츠 종목(케틀벨리프팅)이 있고, 국제 대회도 열린다.

케틀벨의 기본 동작은 스내치(Snatch)와 저크(Jerk)다. 스내치는 두 다리를 벌린 채 한 손으로 바닥에 있는 케틀벨을 잡고선 다리 사이로 엉덩이 쪽으로 보낸 후, 다시 앞쪽으로 팔을 돌리며 한 번에 머리 위로 올리는 동작이다. 역도에서 멈춤 동작 없이 한 번에 바벨을 들어 올리는 인상(Snatch) 종목을 떠올리면 된다. 저크는 바벨을 구분 동작으로 들어 올리는 역도의 용상(Clean and Jerk) 종목처럼 두 가지 동작으로 나뉜다. 우선 두 손으로 바닥에 있는 케틀벨 2개를 하나씩 잡고 어깨까지 들어 올렸다가 상체를 약간 젖혀 케틀벨을 가슴에 걸치듯 올려놓는다. 그다음 무릎 반동을 이용해 케틀벨을 머리 위로 올렸다가 가슴에 올려놓는 동작을 반복한다. 케틀벨리프팅에는 스내치와 저크를 결합한 ‘롱 사이클(Long Cycle)’ 종목이 더 있다. 롱 사이클은 한 팔(Single Arm), 두 팔(Two Arm)을 사용하느냐에 따라 다시 나뉜다. 대회는 체급에 따라 같은 무게의 케틀벨을 들고 10분 동안 얼마나 많이 스내치, 저크 동작을 반복하느냐로 승부를 가린다. 공인 케틀벨은 8㎏짜리부터 4㎏씩 늘려 40㎏까지 9종류다.






케틀벨은 바벨, 덤벨과 달리 전신 근육을 사용할 수 있는 데다 좁은 공간에서 운동할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하체 근력과 민첩성도 키울 수 있다. 4년 전부터 케틀벨리프팅을 시작했다는 트레이너 최정현(34)씨는 “처음에 가벼운 케틀벨로 균형·리드감을 잡는다면 동작을 잘 따라 할 수 있다”며 “피트니스센터를 찾는 여성 회원들을 보면 덤벨보다 둥글둥글하게 생긴 케틀벨에 거부감을 덜 느끼는 것 같다. 특히 엉덩이·코어 근육을 많이 사용하기 때문에 다이어트와 몸매 만들기에 좋다”고 말했다. 케틀벨 리프팅을 2년간 했다는 박현욱(42·회사원)씨는 “살도 20㎏ 가까이 빠졌고, 건강도 되찾았다”며 “주변에 1평(약 3.3㎡)만 있으면 할 수 있는 운동이라며 많이 권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규연 국제케틀벨리프팅연맹 부회장은 “요령만 익히면 원심력을 이용해 힘을 많이 쓰지 않고도 케틀벨을 들어 올릴 수 있기 때문에 세계 대회에 나가 보면 고령자 선수를 많이 볼 수 있다”고 했다.

케틀벨은 1700년대 러시아에서 농작물의 무게를 재는 추에서 유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마을 주민들이 축제에서 힘을 겨루기 위해 케틀벨을 사용하면서 스포츠로 발전했다. 러시아에선 케틀벨리프팅이 군인 체력 훈련 프로그램에 포함돼 있다. 러시아협회에 정식 등록된 선수만 3만명에 달한다고 한다. 국내에 소개된 지는 10년 정도 됐다. 국제케틀벨리프팅연맹(IUKL)에는 한국을 포함해 60여국이 등록돼 있다. 2017년 아시아 최초로 국내에서 열린 세계케틀벨리프팅챔피언십(서울 SK올림픽핸드볼경기장)에는 전 세계에서 500명이 넘는 선수가 참가했다. 대한케틀벨리프팅협회(KFKL)는 국내에서 동호회를 포함해 약 20만명이 이 스포츠를 즐기고 있다고 추정한다.

김대남 KFKL 회장 겸 아시아케틀벨리프팅연맹 부총재는 “코로나 종식 시점에 맞춰 내년에 세계챔피언십을 다시 한번 국내에 유치할 계획”이라며 “국내에 케틀벨리프팅 저변을 넓히는 한편 국제 연맹과 함께 올림픽 시범 종목, 나아가 정식 종목 채택을 위해 뛰는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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