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0%→43%' 직구 줄이고 리그 에이스 등극... 160㎞ 안우진의 변신
- 출처:스타뉴스|2023-0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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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우진(24·키움 히어로즈)이 지난해 리그 에이스로 등극한 비결 중 하나로 직구 구사율을 낮춘 것을 꼽았다.
최근 고척에서 만난 안우진은 "노병오, 송신영 투수코치님이 지난해부터 중요하게 말씀해주신 말이 ‘변화구로 쉽게 (카운트를 벌고) 시작한 다음 직구를 던지면 직구의 위력이 더 살아나지 않겠냐‘는 것이었다. 그때부터 나도 직구 비율을 조금씩 줄여보기 시작했는데 결과가 좋았다"고 밝혔다.
지난해 안우진은 30경기 15승 8패 평균자책점 2.11, 196이닝 224탈삼진으로 커리어 첫 투수 부문 골든글러브를 수상했다. 예년과 가장 달랐던 것은 직구 구사율이었다. 한국 야구 통계사이트 스탯티즈에 따르면 안우진의 직구 구사율은 2020년 60.3%로 최고치를 찍은 뒤 2021년 52.9%, 2022년 43.1%로 차츰 줄어들었다.
직구 구속이 데뷔 초부터 꾸준히 상승해 비공식적으로는 시속 160㎞(공식 최고 구속 159.8㎞)까지 기록한 것과 반비례한다. KBO 투수들이 흔히 볼 카운트를 직구로 잡는다는 것을 떠올리면 다소 의외다. 더 빨라진 직구를 적극적으로 활용할 법하기 때문.
하지만 안우진은 "직구를 못 치는 사람이 어디 있겠나. 특히 KBO리그는 직구를 더 잘 치는 선수들이 많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그런지 나도 변화구 비중을 늘리고 나서부터 더 편해진 것 같다"면서 "노카운트일 때나 볼 카운트가 불리할 때 상대는 내 직구를 노릴 거라 생각한다. 그럴 때 변화구를 던지면 확실히 타자가 노린 것이 아니기 때문에 범타가 나올 확률이 많다. 그렇게 되면 난 공짜로 카운트를 가져가게 된다"고 변화구로 카운트를 잡는 이점을 설명했다.
한층 물오른 슬라이더는 직구를 대신해 볼 카운트를 잡는 데 큰 도움이 되고 있다. 안우진은 "확실히 스트라이크를 잡는 데 있어 슬라이더가 두 종류만 있어도 편하다. 내 경우 슬라이더가 직구와 던지는 감각이 가장 비슷해서 카운트 잡기에 제일 쉽고 편한 구종"이라고 밝혔다.
의도하지 않았지만, 안우진의 이러한 변화는 최근 메이저리그 트렌드와 맞닿아있다. 메이저리그도 리그 평균적으로 직구 구속이 늘어나고 있으나, 오히려 구사율은 차츰 감소하고 있다. 미국 통계사이트 팬그래프 기준으로 60경기 단축 경기 시즌이었던 2020년(50.5%)을 제외하면 메이저리그 전체 직구 구사율은 2015년 57.7%에서 지난해 49.1%로 점진적으로 감소 추세다. 2015년은 모든 공이 추적 가능해진 스탯캐스트가 메이저리그에 도입된 시점이다.
이는 직구가 의외로 비효율적인 공이라는 데서 출발한다. 의외로 피안타율이 높고 헛스윙 유도율이 낮은 직구 대신 선수마다 가장 잘 던지는 변화구로 카운트를 버는 것이 낫다는 것. 그리고 직구를 대신할 변화구로 슬라이더가 주목받고 있다. 팬그래프에 따르면 슬라이더 구사율은 2015년 14.7%에서 2022년 21.8%로 꾸준히 늘어났다.
지난해 내셔널리그 신인왕 2위를 차지한 스펜서 스트라이더(25·애틀랜타)는 대표적인 선수 중 하나다. 그는 지난해 직구(67%)-슬라이더(28%)만으로 131⅔이닝 동안 202개의 삼진을 잡아냈다. 스트라이더는 지난달 디 애슬레틱과 인터뷰에서 "난 아웃을 만들어낼 가능성이 낮은 공을 던지고 싶지 않다"며 "투 스트라이크에서 헛스윙을 유도할 확률보다 파울이 될 확률이 높은 공에 의존하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겠나"라고 트렌드를 대변한 바 있다.
안우진 역시 "메이저리그도 직구를 많이 안 던지고 있다는 것을 기사로 접했는데 나도 그렇게 해보니까 도움이 돼서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다. 그렇다고 내가 직구를 너무 안 던지는 것도 아니다. (직구 구사율) 45% 정도면 충분한 것 같다"고 웃었다.
직구 구사율을 낮추는 것이 체력을 아끼는 데도 도움이 된다는 것이 안우진의 설명이다. 그는 "슬라이더를 많이 던진다고 팔꿈치에 부담이 간다거나 그런 것은 없다. 오히려 체력적으로 세이브가 된다. 직구 체력 소모가 100이라 치면 슬라이더는 강하게 던질 때를 빼고는 6~70 정도다. 커브는 50 아래라 체력 안배가 훨씬 잘된다"면서도 "물론 변화구로 스트라이크를 던질 줄 알아야 한다. 그게 안 되면 더 힘들어진다"고 강조했다.
달라진 접근법은 그의 새로운 목표에도 도움이 될 전망이다. 지난해 이닝이터로 변신한 안우진은 올해 스프링캠프 때부터 삼진보다 이닝에 욕심을 내왔다. 4월 15일 현재까지는 3경기 연속 퀄리티 스타트(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로 순항 중이다. 세부 기록도 평균자책점 0.47, 19이닝 4볼넷 29탈삼진으로 좋다. 지금의 성과가 이어진다면 안우진은 2016년 양현종(35·KIA 타이거즈)의 200⅓이닝 이후 국내 투수로서 7년 만에 200이닝을 돌파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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