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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엔 안타 하나 치려고…” KIA 29세 수비왕이 출루머신을 꿈꾸다니, 큰 선수로 진화 ‘꽃범호 흐뭇’
출처:마이데일리|2024-0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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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엔 안타 하나 치려고 노력하는 모습이었는데…”

KIA 타이거즈 수비왕 박찬호(29)는 작년 12월 골든글러브 시상식에 참석해 유격수 황금장갑을 가져간 오지환(LG 트윈스)을 진심으로 축하했다. 그에 앞서 KBO 시싱식에서 유격수 수비왕이 된 뒤 “골든글러브는 지환이 형”이라고 했다. 자신이 상을 받지 못할 것을 예감했음에도 ‘2등의 품격’을 높였다.

 

 

박찬호는 꿈이 많은 선수다. 야구선수가 더 높은 곳을 꿈꾸고, 노력하는 모습은 너무나도 아름답다. 골든글러브가 대표적이다. 단, 경쟁자들은 본인이 어떻게 컨트롤 할 수 없다. 최선을 다한 박찬호는 아쉬움을 표한 대신 오지환을 치켜세웠다.

좌절만 한 건 아니었다. 박찬호는 2023시즌 130경기서 타율 0.301로 생애 처음으로 규정타석 3할을 기록했다. 이 역시 자신의 목표 중 하나였다. 그러나 정작 지난 2월 호주 캔버라 스프링캠프에서 만난 박찬호는 “3할은 욕심 없다”라고 했다. 골든글러브도, 내심 꿈꾸던 국가대표에 대한 욕심도 감췄다.

대신 박찬호는 시범경기 기간부터 출루율을 강조한다. 3할도 쳐봤고, 골든글러브는 자기만 잘 한다고 되는 것도 아니다. 이제 박찬호는 벼가 고개를 숙이듯 ‘팀 KIA’를 말한다. 올해 이범호 감독이 자신을 비롯한 김도영, 최원준으로 이어지는 육상부 3인방을 상위타선에 배치하기로 하면서, 박찬호에게 리드오프라는 중책이 주어졌다.

사실 현대야구에서 전통적인 1번타자의 역할론은 거의 사라졌다. 말 그대로 1회에만 리드오프다. 찬스에서 타석에 들어서면 해결해야 하고, 연결해야 할 땐 연결해야 한다. 1번 타자라고 경기 내내 공만 보면 안 되는 시대다.

그러나 최소한 1회라면 공을 많이 보면서 후속타자들이 선발투수에게 익숙해질 시간적 여유를 줄 필요가 있다는 게 현장 관계자들의 얘기다. 그런 점에서 1번타자의 출루율은 여전히 중요한 가치를 지난다는 평가가 나온다.

박찬호는 더 이상 애버리지를 올리는 것에만 집중하지 않는다. 작년에도 출루율 0.356으로 커리어하이였다. 그리고 올 시즌, 30일 잠실 두산 베어스전까지 출루율 0.409로 리그 19위다. 아직 시즌 초반이라 표본이 5경기에 불과하다. 그러나 박찬호의 마인드는 확실히 달라졌다는 게 KIA 사람들의 얘기다.

이범호 감독도 롯데 자이언츠와의 주중 광주 3연전 기간에 “찬호가 1번 유격수를 보면서 체력이 떨어질 수 있다. 본인은 (출루율)3할8푼을 얘기했다고 하는데 3할6~7푼, 작년 정도만 해줘도 된다. 그런 부분을 욕심내는 건 좋다”라고 했다.

과거를 떠올렸다. 이범호 감독은 웃으며 “옛날엔 안타 하나 치려고 노력하는 모습이었는데”라면서 “이젠 자기가 출루해야 팀이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런 생각을 하다 안타도 많이 나올 수 있다. 팀에 도움을 주려고 하고, 변해가는 모습이 보인다”라고 했다.

 

 

박찬호는 30일 두산전서는 3타수 무안타로 주춤했다. 그러나 시즌 첫 5경기서 21타수 8안타 타율 0.381 2타점 3득점 1도루로 호조다. 확실히 타격에 눈을 떴고, 이젠 진짜 팀을 위한 야구를 한다. 수비는 더 이상 말하면 입 아프다. KIA에 이런 리드오프가 생겼다. 점점 큰 선수로 진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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