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모든 기록의 중심에 내가 있었다" 9연패 탈출한 최윤아 감독의 다짐
- 출처:오마이뉴스|2026-0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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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다시 시작이라 생각... 믿어 주신다면 정말 훌륭한 팀 만들겠다"

인천 신한은행 에스버드가 ‘인생경기‘를 펼친 미마 루이의 맹활약을 앞세워 악몽같았던 9연패를 탈출하고 2026년 첫 승을 신고했다.
최윤아 감독이 이끄는 신한은행은 1월 18일 부산 사직실내체육관에서 열린 ‘BNK금융 2025-2026 여자프로농구 정규리그 원정경기‘에서 부산 BNK 썸과 2차 연장까지 가는 혈투 끝에 85-79로 승리했다. 이로서 신한은행은 3승 13패를 기록했다. BNK는 9승 8패로 3위를 유지했다. 최윤아 감독은 국가대표 선배이기도 한 박정은 BNK 감독과의 ‘여성 사령탑 맞대결‘에서 2전 3기 만에 첫 승을 거뒀다.
신한은행은 지난달 12월 9일 청주 KB에 63-52로 2승째를 거둔 이후, 한달이 넘도록 승수를 추가하지 못하고 9연패의 수렁에 빠졌다. 순위는 최하위까지 추락했다. 신한은행의 레전드 출신으로 올시즌 첫 프로 사령탑 지휘봉을 잡은 ‘초보‘ 최윤아 감독은, 선수 시절 자신이 ‘왕조‘를 일궜던 팀에서 감독으로서는 연패 기록을 갈아치우는 시련을 겪어야했다.
43일만의 승리를 따내는 여정도 결코 쉽지 않았다. 양팀은 경기 초반부터 동점과 역전을 거듭하는 팽팽한 접전을 펼쳤다. 3쿼터 이후로는 최다점수차가 4점을 넘지 않았을 정도로 막판까지 승부를 예측하기 어려웠다. 그럼에도 신한은행은 4쿼터와 1차연장에서 두 번이나 패배 위기에서 극적인 동점을 만들어내는 뒷심을 선보이며 연패 탈출에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미마 루이가 승리의 주역이 됐다. 루이는 이날 연장까지 무려 47분 37초를 소화하며 올시즌 최다인 36득점을 터뜨렸고 11리바운드까지 추가하며 더블더블을 달성했다. 신지현은 1차 연장 2.6초전 극적인 동점골에 이어, 2차 연장 막바지에는 상대 파울을 얻어내는 4개의 자유투를 모두 성공시키는 등 17득점 8어시스트를 기록했다.
신한은행은 올시즌 접전에 유난히 약한 모습을 보였다. 최하위에도 불구하고 일방적인 패배는 많지 않았지만 주전들의 경기운영능력 부족과 잦은 실책이 발목을 잡는 경우가 많았다. 연패가 거듭되면서 젊은 선수들이 자신감을 잃고 고비에서 위축되는 모습이 눈에 두드러질 정도였다. 신한은행의 경기당 실점은 68.1점으로 가장 높았고, 턴오버는 12.1개로 6개구단중 최다였다.
루이의 폭발은 신한은행이 오랫동안 간절히 기다려온 장면이었다. 루이는 185cm의 장신센터로 2025-26 시즌 아시아쿼터 드래프트 2순위로 신한은행에 지명되며 많은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루이는 시즌 초반 잔부상에 시달리며 데뷔가 늦었고 복귀후에도 최윤아 감독이 요구하는 역할을 이해하는데 어려움을 겪으며 출전시간이 길지 않았다.
최윤아 감독은 루이에게 정통센터(5번)로서의 적극적인 골밑플레이에 주문해왔다. 일본에서는 외국인 선수의 존재로 주로 파워포워드(4번)으로 뛴 시간이 길었고, 슈팅 위주의 스트레치형 포워드에 가까웠던 루이로서는 WKBL 특유의 몸싸움과 포스트업위주의 플레이에 새롭게 적응해야했다.
BNK전에서 루이는 기대에 완벽하게 부응했다. 가드들과 기본적인 픽앤롤 게임을 통해 적극적으로 인사이드를 공략하며 골밑 득점을 쌓았고, BNK는 단순한 패턴에도 불구하고 루이의 높이를 막지못하여 알고도 당했다.
루이는 2.3쿼터에만 18점을 몰아넣는등, 정규시간 동안 23점을 기록했고, 1,2차 연장에서도 체력적 부담을 이겨내고 13점을 올렸다. 이날 20개의 2점 야투를 시도하여 16개를 적중시킬만큼 높은 성공률을 과시했다. BNK전은 루이가 선발로 출전한 경기에서 신한은행이 거둔 첫 승이기도 했다. 팀의 연패와 함께 마음고생이 심했던듯, 루이는 승리가 확정되자 기쁨의 눈물을 쏟아내기도 했다.
외국인 선수가 없는 WKBL에서 박지수(KB) 정도를 제외하고 힘과 높이에서 루이를 압도할 국내 선수는 많지 않다. 각성한 루이가 이날 보여준 활약을 이어간다면 신한은행은 앞으로 순위 판도에 돌풍의 핵으로 거듭날 가능성도 높다.
최윤아 감독은 경기후 인터뷰에서 "일단 연패를 끊었다는 것에 큰 의미를 두고 싶다. 2차연장까지 가서 승리했다는 것도 저희 팀에 큰 의미가 될 것 같다. 그동안 벼랑끝에 몰린 기분이었다.다른 날보다도 선수들의 투지가 느껴져서 이길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밝혔다.
미마 루이의 활약에 대해서는 "굉장히 좋은 선수다. 부상 때문에 그동안 많이 활약을 못해서 본인도 속상해했다. 골밑에서도 좋지만 외곽슛 능력도 갖춘 선수여서 앞으로는 내외곽을 오가는 역할로 활용하려고 한다"는 구상을 밝혔다.
최 감독은 연패로 인한 그동안의 마음고생에 대하여 감정이 북받친 듯 떨리는 목소리를 참아가며 의연하게 심경을 고백했다.
"연패를 끊었지만 이제 다시 시작이라고 생각한다. 신한은행에서 (우승도 연패도) 모든 기록의 중심에 제가 다 서 있었다. 그래도 부정적으로 생각하지 않으려고 했다. 제가 가지고 있는 영광의 기록보다, ‘앞으로 제가 더 많은 것을 만들 수도 있겠구나‘ 라고 긍정적으로 생각하려고 한다. 팬들이 믿고 응원해주신다면, 앞으로 다음 경기에서 다음과 다다음 시즌까지 바라보며 정말 더 훌륭한 팀을 만들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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