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벵 아모림 감독과 웨인 루니의 설전이 벌어지고 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3일 오전 1시 30분(한국시간) 영국 맨체스터에 위치한 올드 트래포드에서 열린 2024-25시즌 잉글랜드 축구협회컵(FA컵) 16강전에서 풀럼과 1-1 무승부를 거뒀고, 승부차기 접전 끝에 패배했다.

부상자가 넘쳐나는 상황에도 맨유는 베스트 11 카드를 꺼내들며 총력전을 펼쳤다. 하지만 번번이 찬스를 마무리하지 못하면서 분위기를 가져오지 못했다. 오히려 전반 추가시간 캘빈 배시에게 선제골을 내주면서 리드를 허용했다. ‘캡틴‘ 브루노 페르난데스가 후반 26분 천금같은 동점골을 만들면서 승부가 원점으로 돌아갔다. 경기는 연장전으로 접어들었고, 더 이상 득점이 나오지 않으면서 승부차기로 향했다. 맨유는 빅토르 린델로프, 요슈아 지르크지의 실축으로 3-4 패배했다.

맨유의 상황은 최악 그 자체다. 아모림 감독이 부임하고도 공식전 24경기 중 벌써 10번째 패배를 당했다.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UEL)를 제외하면 컵 대회에서 전부 탈락했고 이제는 리그에서도 상위권을 노리기 어려운 상황이다. 남은 유로파리그에서 우승하지 않으면 다음 시즌 유럽대항전 진출도 기대할 수 없다.

경기 후 아모림 감독이 갑작스럽게 ‘우승‘을 이야기하면서 화제가 됐다. 그는 영국 ‘BBC‘를 통해 "경기에서 지고 있다는 건 알지만 목표는 프리미어리그에서 다시 우승하는 것이다. 얼마나 걸릴지 모르겠다. 목표가 있기 때문에 무슨 일이 있어도 계속 전진할 것이다"고 밝혔다.

아모림 감독의 발언에 맨유 레전드 루니가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그는 ‘BBC‘ 프로그램인 ‘매치 오브 더 데이‘에서 "그들이 프리미어리그 우승을 노리고 있다고 말하는 건 약간 순진한 생각이다. 지금 그들이 있는 위치에서 보면 그 목표는 현실적으로 아직 멀었기 때문이다"고 이야기했다.

이어 "그는 시간을 벌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지만, 그렇다고 무조건 보호를 받는 건 아니다. 맨유는 현재 보여주고 있는 것보다 더 나은 모습을 기대해야 한다. 그가 프리미어리그 우승을 말하는데, 현실적으로 경쟁할 수 있을까? 우선 리그에서 더 높은 순위로 올라가는 게 다음 목표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현실적인 메시지를 던졌다.

아모림 감독은 루니의 말을 듣고도 자신의 소신을 굽히지 않았다. 그는 "리그 우승이 목표다. 순진하다는 건 우리가 이번 시즌 당장 그 목표를 이룰 거라고 믿거나, 다음 시즌에 강력한 우승 후보가 될 거라고 생각하는 거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요즘은 모든 사람이 모든 걸 알고 있다고 생각한다. 나도 선수 생활을 마치고 해설자로 활동했었다. 해설하는 건 정말 쉬운 일이다. 아마 내가 (우승을) 이루지 못할 수도 있지만, 우리 클럽의 목표는 과거의 영광과 전설들과 함께했던 것처럼 프리미어리그 우승을 다시 차지하는 거다. 지금 우리는 어려운 시기를 겪고 있다. 하지만 난 순진하지 않다. 그래서 지금 40살에 맨유 감독을 맡고 있다"고 루니의 말을 저격했다.

루니는 맨유의 전설적인 존재다. 하지만 감독 커리어로는 많은 걸 이루지 못했다. 더비 카운티에서 처음 정식 감독으로 데뷔했다가 강등을 피하지 못했고, DC 유나이티드에서도 기대 이하의 성적으로 경질됐다. 지난 시즌엔 버밍엄 시티를 최악의 상황에 이르게 하면서 3개월 만에 팀을 떠났고, 올 시즌도 플리머스 아가일을 최하위로 떨어트리면서 지난 12월 무직 신분이 됐다.